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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계절 · 10장

4부 · 청년기 · 11권 · 잊혀진 손님

10장

타인의 계절 · 서용준

얼마 뒤, 혜원과 소이는 정옥 할머니의 손녀라는 여성, 은숙을 만났다.

오십 대로 보이는 은숙은 처음엔 낯선 사람들의 방문에 경계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혜원이 조심스럽게 사정을 설명하자, 점차 표정이 누그러졌다.

"할머니가... 그런 얘기를 하셨다고요?" 은숙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혜원은 최대한 신중하게 설명했다. 딸이 특별한 감각을 지녔고, 오래전 정옥 할머니와 관련된 기억을 꿈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은숙은 그 이야기를 반신반의하며 들었지만, 정옥이라는 이름과 동수라는 이름, 그리고 바닷가 마을이라는 구체적인 사실들에 점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은숙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상한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못다 한 말이 있다고. 근데 그게 뭔지는 끝내 말씀 안 하시고 가셨어요."

소이는 그 얘기를 듣자 마음이 저릿했다. "혹시 할머니 유품 중에 편지 같은 거 있을까요?"

은숙은 잠시 생각하다가, 집에 있는 오래된 상자 하나를 떠올렸다. "할머니 유품 정리할 때, 열어보지 않은 낡은 상자가 하나 있긴 해요. 차마 못 열어봤거든요."

"혹시 그 상자, 저희가 봐도 될까요?" 혜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숙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동의하듯 고개를 숙였다. "같이 가시죠. 저도 이제는 알아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