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뒤, 소이는 조금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엄마, 이번 손님은 좀 이상해. 죽은 사람 같지가 않아."
혜원은 순간 놀랐다.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냥, 느낌이 달라. 순임 할머니나 유준이는 뭔가 멈춰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 애는 계속 움직이고 있어. 지금도 살아있는 것처럼."
혜원은 그 이야기를 듣고 곰곰이 생각했다. 지금까지 손님은 모두 죽은 사람의 기억이거나,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존재이거나, 혹은 소이 자신의 미래였다. 그런데 이번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일지도 몰랐다.
"만약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소이한테 닿을 수 있는 걸까." 혜원이 준영에게 물었다.
준영도 신중한 얼굴이었다. "모르겠어. 근데 어쩌면, 그 아이도 비슷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서로 연결되는 거고."
혜원은 그 가능성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까지 소이의 집안 여자들에게만 있는 줄 알았던 이 체질이, 어쩌면 다른 곳에도 존재할지 몰랐다.
그날 늦은 밤, 소이는 다시 그 아이를 만났다. 다음 날 아침, 소이는 흥분한 얼굴로 이야기를 전했다.
"오늘은 그 애가 나를 봤어! 진짜로, 나를 쳐다봤어."
"뭐라고 했어?"
"말은 안 했는데, 표정이 놀란 것 같았어. 마치 처음으로 누가 자기를 봐준다는 걸 안 것처럼."
혜원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확신이 들었다. 이건 단순히 소이가 일방적으로 그 아이를 지켜보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는 특별한 연결이었다.
"소이야, 다음에 만나면 이름을 물어볼 수 있을까?"
소이는 그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짐했다. "물어볼게. 이번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