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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계절 · 7장

1부 · 유년기 · 2권 · 여름의 이름

7장

타인의 계절 · 서용준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찾기까지, 혜원은 몇 주를 더 망설였다.

무작정 유준의 부모를 찾아가는 게 맞는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죽은 아이의 이야기를 꺼내는 게, 오히려 상처를 헤집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혜원은 답을 찾기 위해, 근처 상담센터에 익명으로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다. 아동 사별을 겪은 가족에게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보통은 그 가족이 먼저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원칙이에요." 상담사가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접근은 오히려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거든요."

혜원은 그 말을 듣고 더 조심스러워졌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소이는 매일 밤 유준을 만나고 있었고, 그 메시지의 무게는 점점 소이 자신에게도 부담이 되어가고 있었다.

"엄마, 언제 전해줄 수 있어?" 소이가 물었다.

"곧, 방법을 찾으면." 혜원은 그렇게만 대답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혜원은 결심을 굳혔다. 무작정 찾아가지는 않되, 자연스러운 계기가 생기면 그때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기로. 억지로 만들지 않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기로.

그 결심을 하고 얼마 뒤, 유치원에서 여름 학예회 소식이 전해졌다. 혜원은 그 소식을 듣고,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어쩌면 그 자리에서 뭔가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었다.

학예회 전날 밤, 혜원은 소이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일 유치원에서 행사가 있는데, 혹시 거기서 유준이 부모님을 만나게 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얘기해볼까 해."

소이는 그 말을 듣고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나도 준비할게."

"뭘 준비해?"

"유준이한테 물어볼게. 오늘 밤에. 엄마 아빠 만나면 뭐라고 해야 할지."

혜원은 딸의 그 다짐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다섯 살짜리 아이가, 이 무거운 역할을 스스로 짊어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