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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계절 · 10장

1부 · 유년기 · 1권 · 손님이 오는 밤

10장

타인의 계절 · 서용준

동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소이는 또래 아이들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낮잠 시간마다 유독 다른 숨소리로 잠드는 아이. 가끔 알 수 없는 옛날 말투를 쓰거나, 배운 적 없는 몸짓을 하는 아이. 선생님들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자 조금씩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소이 어머니, 저기." 어느 날 하원 시간, 담임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혜원을 붙잡았다. "소이가 가끔 좀 특이한 말을 해서요."

"어떤 말이요?"

"오늘은 낮잠 자다 일어나서, 갑자기 '문 좀 열어줘요'라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옛날 말투로요. 그리고 한참을 창밖만 보고 있었어요."

혜원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아, 요즘 그런 놀이를 좋아해서요. 옛날 사람 흉내 내기."

선생님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완전히 납득한 것 같지 않았지만, 더 캐묻지는 않았다. 혜원은 어린이집을 나서며, 이제 이 문제가 가족 안에서만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놀이터에서 다른 학부모들 사이의 대화가 혜원의 귀에 들어왔다.

"그 집 애 좀 이상하지 않아? 가끔 혼잣말하는 것도 그렇고."

"낮잠 잘 때 이상한 소리 낸다며. 담임 선생님이 그러던데."

혜원은 그 대화를 못 들은 척 지나쳤지만, 마음이 무거웠다. 아이가 특별한 게 아니라 이상한 아이로 비칠 수 있다는 걸, 그제야 실감했다.

집에 돌아와서, 혜원은 준영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혜원이 물었다. "숨겨야 하나, 그냥 뒀다가 소이가 더 힘들어지면 어떡하지."

준영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했다. "숨기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게 소이한테 좋은 걸까. 자기가 이상한 존재라고 느끼게 만드는 거잖아."

혜원은 그 말에 동의했다. 그런데 동시에, 세상이 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그 무렵의 어느 밤, 혜원은 잠든 소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아이가 자라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오해와 시선을 견뎌야 할까. 손님이라는 존재 자체보다, 오히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더 큰 짐이 될지도 몰랐다.

혜원은 소이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작고 따뜻한 손이었다. 이 손이 앞으로 겪을 모든 순간들을, 자신이 다 막아줄 수는 없다는 걸 알았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