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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계절 · 13장

6부 · 중년기·노년기·마지막 계절 · 21권 · 느려지는 밤

13장

타인의 계절 · 서용준

몇 달에 걸친 작업 끝에, 소이와 하람의 그림책이 완성됐다.

제목은 「할머니의 화분들」이었다. 창가에 놓인 화분들을 매개로, 소이가 만나온 손님들의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담아낸 작품이었다.

"이 책, 정말 특별하다." 편집자가 원고를 보고 감탄했다.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만든 이야기라니, 이보다 더 따뜻한 컨셉이 있을까요."

출간을 앞두고, 소이는 문득 이 작업이 자신의 마지막 큰 프로젝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다음 세대와 함께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람아, 고맙다. 이렇게 좋은 작업 함께해줘서." 소이가 말했다.

"제가 더 감사하죠. 할머니 덕분에 이렇게 의미 있는 첫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책이 출간된 날, 온 가족은 작은 축하 자리를 가졌다. 준영도 그 자리에 함께하며 손녀와 증손자의 합작품을 자랑스럽게 바라봤다.

"우리 집안, 정말 재주꾼들만 모였구나." 준영이 흐뭇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