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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계절 · 4장

4부 · 청년기 · 11권 · 잊혀진 손님

4장

타인의 계절 · 서용준

중간고사가 끝난 주말, 소이는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갔다.

혜원은 딸을 보자마자 낡은 상자 하나를 꺼내왔다. 외할머니가 남긴 유품 상자였다. 6권 시절 이후로 깊숙이 보관해뒀던 것이었다.

"혹시나 해서 다시 뒤져봤어." 혜원이 말했다. "외할머니 기록 중에, 그 바닷가 마을 얘기가 있을까 해서."

두 사람은 상자 안의 오래된 메모들을 하나씩 살펴봤다.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그 중 낯선 이름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정옥." 혜원이 그 이름을 소리 내어 읽었다. "외할머니 먼 친척 중에 이런 이름이 있었나?"

소이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손님의 얼굴과 겹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이름인 것 같아. 확실친 않은데, 왠지 맞는 것 같아."

메모에는 짧은 문장 하나가 적혀 있었다. "정옥 이모할머니, 젊어서 그 바닷가 마을에 사셨다고 함. 자세한 사정은 모름."

혜원과 소이는 서로를 마주 봤다. 이 손님이 정말 먼 친척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두 사람 모두 마음이 술렁였다.

"이번엔 좀 더 가까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혜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응. 근데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 소이가 대답했다. "가족 얘기니까, 더 신중하게 다가가야 할 것 같아."

그 밤, 소이는 정옥이라는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며 잠들었다. 처음으로, 손님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넸다.

'정옥 할머니, 저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