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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계절 · 9장

2부 · 소녀 시절 · 5권 · 거울 속 계절

9장

타인의 계절 · 서용준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은과의 밤에서 심상치 않은 기색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오늘 하은이가 많이 울었어." 어느 날 아침, 소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왜 울었대?"

"애들이 자꾸 괴롭힌대. 물건 숨기고, 안 좋은 말 하고. 선생님한테 말해도 잘 안 바뀐대."

혜원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단순한 외로움을 넘어, 실질적인 괴롭힘을 겪고 있는 것 같았다.

"하은이 많이 힘들어 보였어?"

소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글썽였다. "응. 근데 나는 아무것도 못 해줘. 그냥 옆에서 지켜보는 것밖에."

혜원은 그 대답에 가슴이 아려왔다. 지금까지 소이는 손님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됐었다. 그런데 이번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 같았다.

"소이야, 혹시 하은이가 사는 곳에 대해 뭔가 더 알아낼 수 있을까?"

소이는 그 질문에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학교 이름은 못 봤는데, 교문 색깔이 초록색이었어. 그리고 근처에 큰 다리가 있었어."

혜원은 그 단서를 조심스럽게 수첩에 적었다. 막연하지만, 뭔가 시작할 수 있는 실마리였다.

잠자리에 든 그날 밤, 혜원은 준영에게 이 상황을 전했다.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 실제로 하은이를 찾아서, 도와줄 방법이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아."

준영도 동의했다. "근데 어떻게 찾지? 이름이랑 학년, 그리고 몇 가지 단서밖에 없는데."

"그래도 해봐야지. 지금까지 우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혜원은 그날부터, 하은을 실제로 찾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죽은 이의 흔적을 찾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어딘가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살아있는 아이를 찾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