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말, 준영은 소이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두 사람은 근처 공원으로 자전거를 타러 갔다. 페달을 밟으며 달리는 동안, 소이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는 게 보였다.
공원 벤치에 앉아 쉬면서, 준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이야, 아빠 걱정돼서 그래?"
소이는 그렇다는 듯 미소 지었다. "혹시 아빠가 그때쯤 없어지면 어떡하지."
준영은 딸의 손을 꼭 잡았다. "아빠도 사람이니까,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겠지. 그건 누구나 그래. 근데 그게 언제인지, 어떻게인지는 아무도 몰라. 그리고 그건 좋은 일이야."
"왜 좋은 일이야?"
"만약 다 알면, 오히려 매일매일이 무섭지 않을까? 모르니까,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것 같아."
소이는 그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그럼 아빠는 안 무서워?"
"무섭지." 준영이 솔직하게 인정했다. "근데 무섭다고 피하지는 않으려고. 대신, 지금 너랑 이렇게 시간 보내는 걸 더 소중히 여기려고."
소이는 그 대답에 조금씩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아빠, 오늘 진짜 재밌었어."
"아빠도. 우리 앞으로도 이렇게 자주 나오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소이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문득 말했다.
"오늘 이 순간도, 나중에 좋은 기억이 되겠지?"
준영은 그 한마디에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는 소중한 과거가 될 거야."
혜원은 두 사람이 함께 돌아오는 모습을 창문으로 지켜보며, 마음이 놓였다. 준영이 딸의 불안을 이렇게 잘 다독여줄 줄은 몰랐다. 손님이라는 무게를, 이제는 온 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함께 짊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