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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파일이 남아 있어도 업무는 멈춘다
당신은 회사에 출근해 어제 작업하던 문서를 엽니다. 파일 이름도 익숙하고 폴더도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문서가 열리지 않습니다. 다른 파일을 눌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시 뒤 화면에는 파일을 암호화했으며 복구하려면 돈을 내라는 문장이 나타납니다. 파일을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 결재도 고객 응대도 더는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이 장면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피해는 필요한 정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사할 질문은 더 남아 있습니다. 누군가 자료를 밖으로 가져가지는 않았을까요? 계약서의 내용까지 바꾸지는 않았을까요? 파일이 존재하는지만 확인해서는 당신의 일이 안전하게 이어질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잠시 인사팀의 급여자료를 떠올려 봅시다. 인사 담당자가 업무를 위해 내용을 보는 것과 회사의 모든 직원이 그 자료를 열어보는 것은 다릅니다. 같은 파일이라도 누가 접근했는지에 따라 문제가 생깁니다.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정보를 보거나 접근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속성을 기밀성이라고 부릅니다.
이번에는 당신이 확인한 계약금이 1,000만 원인데, 상대가 받은 계약서에는 9,000만 원으로 적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파일은 잘 열립니다. 필요한 사람만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정보가 허가 없이 변경·삭제·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변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속성이 무결성입니다. 업무상 승인된 수정까지 금지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시 처음의 열리지 않는 파일로 돌아오면 세 번째 질문이 보입니다. 허가된 사용자가 필요한 순간에 정보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까요? 이 속성을 가용성이라고 합니다. 랜섬웨어뿐 아니라 서버 고장, 정전, 용량 부족,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공격도 가용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백업과 이중화, 복구 절차를 준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당신이 확인할 질문 | 보호하려는 속성 | 같은 회사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 |
|---|---|---|
| 누가 이 정보를 볼 수 있는가? | 기밀성 | 급여자료를 업무상 필요가 없는 사람이 열람한다. |
| 내용을 믿을 수 있는가? | 무결성 | 계약금이 허가 없이 변경된다. |
|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가? | 가용성 | 서버가 멈춰 결재에 필요한 문서를 열지 못한다. |
세 속성의 영문 이름은 Confidentiality, Integrity, Availability입니다. 첫 글자를 모아 CIA라고 부릅니다. 이제 이 약어를 볼 때는 세 단어보다 먼저 급여자료, 달라진 계약금, 열리지 않는 문서를 떠올려 보세요. 하나의 보안사고가 여러 속성을 동시에 해칠 수 있으므로, 어느 한 칸에만 사건을 넣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서버 전원을 끄고 금고에 넣으면 어떨까요? 접근을 막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업무도 멈춥니다. 실제 보안은 정보의 목적과 중요도에 맞는 보호를 찾는 일입니다. 접근 권한을 적절히 제한하면 기밀성과 무결성을 함께 도울 수 있고, 복구 가능한 백업은 가용성을 되찾는 데 쓰입니다. 각 속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함께 따라가기 · 같은 파일, 다른 피해
가상의 예약센터에서 하루 동안 세 가지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객 명단을 담당자 아닌 사람이 내려받았고, 예약 시간이 승인 없이 바뀌었으며, 오후에는 서버가 멈췄습니다.
명단을 내려받은 사건에서는 기밀성을 먼저 살핍니다. 원본 파일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유출이 없었다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디지털 정보는 원본을 없애지 않고도 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약 시간이 달라졌다면 무결성을 살핍니다. 적법하게 승인한 변경인지, 변경 내용과 주체를 확인할 기록이 있는지 조사합니다. 변경 그 자체가 항상 공격은 아니므로 업무 절차와 대조해야 합니다.
서버가 멈춘 동안의 예약 접수는 가용성 문제입니다. 한편 복구 과정에서 옛 예약표로 돌아가 최근 예약이 사라졌다면 데이터 무결성 문제도 함께 검토합니다. 한 사건에는 여러 보호 목표가 연결될 수 있습니다.
깨달음사건의 이름을 한 속성에 고정하기보다, 관찰된 피해와 아직 확인할 피해를 나누어 생각합니다.
참고 [1]